여행기, 산행기

안개에 싸인 불곡산

솔뫼들 2022. 4. 2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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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날이 갠다고 하여 예보 믿고 양주 불곡산 갔다가 바위산이라 애를 먹었습니다.
안전장치가 되어 있다고 해도 미끄러운 바위 때문에 줄을 잡은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갔는지 지금도 어깨가 아프네요.
비는 말끔하게 그치지 않았고 그쳤나 싶자 안개비가 산을 휘감더군요.
바위산이라 멋진 풍광 기대했는데 코앞의 산길만 겨우 보일 뿐이었습니다.

 


날씨 때문에 잠깐 쉴 때는 금세 한기가 들었고요.
정말 3월까지 산의 날씨는 예측불허지요.
사람들이 산에서 저체온증으로 고생하거나 목숨을 잃는 이유입니다.

정상 찍고 하산할 때쯤 삐꿈 내미는 해가 얼마나 반갑던지요.
그리고 그때 드러나는 주변 산하 풍경은 또 얼마나 산뜻한지요.
정말 갓 세수한 말간 얼굴이랄까요?
봄기운 살짝 머금은 청신한 자연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언제 바위와 대결하며 긴장하고 씨름했는지 금방 잊혀지더군요.

 


이 맛이지요.
힘들어도 꾸역꾸역 산에 다니는 이유 말입니다.
좋은 날씨에도, 악천후에도 나름대로 산행의 맛이 다르고 추억  한 자락 보태주니까요.
니체가 그랬던가요.
' 나를 죽이지 않는 한 모든 것이 나를 강하게 한다.' 고 말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오늘도 또 어떤 계획을 세울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