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복층으로 된 아담한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쉬었습니다.
새벽부터 설치고 나와서인지 좀 피곤하기는 하네요.
얼마쯤 지났을까요?
근처에 저녁을 먹을 만한 곳이 없어서 멀리 가야 하니 몸을 일으킵니다.
숙소 주인에게 음식점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숙소 주인이 선뜻 나서 우리를 데려다 주겠다고 합니다.
숙박객이 적어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최대한 서비스를 하는 것 같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나치게 많은 숙박업체가 난립해 빈 집이 넘쳐나니까요.
비수기에 우리 같은 산꾼이 반갑겠지요.
다행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가족끼리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군요.
따뜻한 방에 앉아 이곳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배를 채웁니다.
정성이 느껴지는 밥상,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숙소 주인 부탁을 받아 우리를 숙소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음식점 사장님 말씀을 뒤로 하고 소화도 시킬 겸 걷기로 했습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 날이 훤하고 거리가 그리 멀지 않으니 걸을 만하지요.
어스름이 깔리는 시각에 정겨운 시골 풍경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더구나 눈이 쌓인 모습이 얼마나 평화로운지요.
저녁 연기가 올라오는 시골집 풍경은 어떤가요?
가족들이 먹을 따뜻한 밥상을 위해 아궁이에 불을 때는 시골 아낙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가족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하루 종일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밥을 먹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요?
시골 출신인 저만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집이 별로 없겠지만 말입니다.
어찌 되었든 저는 저녁 무렵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카메라 셔터를 누릅니다.
제가 그 안에 있지는 못 하지만 그런 정경을 그릴 수 있는 것이 좋아서일지도 모르지요.
슬그머니 다시 구름이 몰려 옵니다.
혹시 밤에 또 눈이 내릴까요?
그런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포근하게 산촌에 눈이 내린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불을 밝힌 집들이 보이네요.
깔끔하게 지어진 집에 불이 켜져 온기가 느껴집니다.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차항빌리지 명소인 소문난 카페 ' 티팩토리'에 내일 아침 먹을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주변을 돌아봅니다.
노오란 나트륨 불빛과 어우러진 풍경이 참으로 안온하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오래도록 서성이고 싶은 밤이네요.
'여행기,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창 국민의 숲길을 걸으며 (6) (0) | 2019.05.01 |
---|---|
차항빌리지의 아침 (5) (0) | 2019.04.30 |
선자령, 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3) (0) | 2019.04.25 |
선자령, 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2) (0) | 2019.04.23 |
대관령을 향해 (1) (0) | 2019.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