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여름 지옥

솔뫼들 2018. 8.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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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지옥 

                                      유안진

 

     나보다 더 절박하다고 매미들 떼로 운다

     울음에 질린 나무들이 꼼짝달싹 못하고

     나뭇잎들 죽은 듯 숨도 못쉰다

     울어서 불볕을 더욱 달구는 대낮

     세상맛 제대로 봐라 이런 불지옥 있다는데

     같은 지옥에서도 울지 못하는 나에게

     어떻게 어떻게 밤은 와 주는가

     밤이 와서 캄캄 깊어져 주는가

     어차피 우리는 밤의 종족이 아니냐고

     같이 울자는 풀벌레들

     같이 울면 지옥도 문간방 되나

     울음도 지쳐 희뿌옇게 동트는가

     불지옥은 그렇게 낯 바꿔가며

     새벽을 앞장세워 아무렇지도 않게 오고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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