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영화 ' 나, 다니엘 블레이크'

솔뫼들 2017. 1. 3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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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삼았다.

그것도 바로 '나'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충분히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제목이다.

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겨우 시간을 맞춰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 초반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가 꼭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 같은 사람 아닌가 싶었다.

융통성 없지만 따뜻하고 남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하면서 다른 사람 일에 참견하는 오지랖 넓은 남자.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것보다는 꽉 막힌 사회 시스템과 행정 처리, 그리고 삭막한 세상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이 60대, 처자식 없이 혼자 사는 남자.

성실한 목수.

그러나 심장병 때문에 일을 쉬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질병 수당을 받기 위해 찾아간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신청을 해야 한다는 말에 곤혹스러워하는 남자.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실업급여를 받으려 하는데  그걸 신청하는 절차에 가로막혀 쩔쩔매는 남자이다.

그런 와중에 자식 둘을 데리고 혼자 사는 여자를 도와주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남자이기도 하고.

 

 이 영화는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본인이 원하는데 질병으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할 경우 질병수당이라는 제도가 다른 나라에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물론 그림의 떡처럼 절차가 까다로워 애를 먹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그런 관공서에 있는 사람들은 오로지 원칙만 들먹이며 딱딱하고 비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영국 역시 다르지 않다 싶었다.

아니 내가 겪지는 않았지만 영화 속의 상황은 우리나라보다 더하면 더했지 다를 것이 없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그런 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아닐까.

 

 세밑이다.

추운 때일수록 내가 따뜻한 곳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야겠지만 낮은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손길도 더해져야겠지.

사회에 대한 고발 영화를 보면서 세상이 좀더 부드러워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넉넉한 온정이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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