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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덕혜옹주'라는 영화를 보러 갔다.
폭력적인 내용도, 선정적인 내용도, 좀비가 나오는 영화도 어머니는 안 좋아하셔서 역사물이라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
보고 나신 후에 하신 말씀은 슬픈 영화도 안 좋다이지만.
귄비영의 소설을 영화화한 '덕혜옹주'는 좀 산만하다는 인상이 들었다.
흥미를 위해 책에는 없는 연애 이야기를 추가하고, 한글학교 이야기도 추가된 것 같다.
오래 전에 읽었지만 영친왕과 함께 상하이로 망명하려는 이야기도 본 기억이 안 나고.
물론 없는 내용이 추가되어 영화가 살아난다면 좋겠지만 도리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어머니 말씀대로 가슴이 답답했다.
고종의 외동딸로 억지로 원하지 않는 일본행을 하고 거기에서 강제로 일본인과 결혼도 하게 되고...
이것 역시 나라가 약하기 때문에 겪은 불행 아닌가.
한 여인의 불행을 떠나 한 나라의 불행인 것이다.
무력한 왕실을 보는 것도 속이 터지기는 마찬가지이다.
고종이 아관파천했던 길을 복원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길이 자랑스러운 길인가.
주관을 갖고 나라를 지키려는 길이었던가 자문하게 된다.
그 길 역시 러시아에 나라를 의탁하는 것 아니었나?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그래서 경운궁에서 러시아 대사관으로 통했던 길의 복원 문제를 들었을 때 어이가 없었다.
후손에게 일러줄 자랑스러운 길은 어디 없을까?
영화를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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