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솔뫼들 2016. 10. 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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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이외수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을
한 겹씩 파내려가면
먼 중생대 어디쯤
화석으로 남아있는
내 전생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때도 나는
한 줌의 고사리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저무는 바다 쪽으로 흔들리면서
눈물보다 투명한 서정시를
꿈꾸고 있었을까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
멀리 있어 그리운 이름일수록
더욱 선명한 화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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