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영월을 다녀와서 3 - 영월관광센터

솔뫼들 2025. 1. 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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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형!

 

 다시 배를 타고 나와서 영월관광센터로 향합니다.

영월 여행 관련된 자료를 얻고 '운탄고도 1330'에 대해서도 알아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영월은 인구소멸위기에 처한 소도시인데 영월관광센터에 엄청난 공을 들였군요.

외곽에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이곳을 얼마나 찾을까 싶으니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듣지는 않을까요?

 

 

 영월관광센터 앞쪽에 '운탄고도 1330'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운탄고도 1330' 1길이 시작되지요.

운탄고도 1330은 총 길이 173.2km, 평균 고도 546m로 영월 청령포에서 시작하여 삼척 소망의 탑까지 이어지는 의미있는 길이지요.

최고 높이 1,330m의 정선 만항재를 포함해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고, 한때 지역과 대한민국의 부흥을 이끌었던 탄광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전부터 운탄고도 1330을 한번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영월에 온 김에 일부라도 맛을 보고 가야지요.

 

 아직 마무리가 덜 된 것 같은 영월관광센터를 돌아봅니다.

전시 공간도 있군요.

이왕 왔으니 '기록의 힘, 광산'이라는 전시를 돌아봅니다.

영월의 석탄 관련 기록을 모아 놓은 전시입니다.

석탄과 관련된 영월의 역사이지요.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영월은 쇠락했지만 석탄부흥기였던 당시 흥청망청 했겠지요.

전시를 보며 '기록이 기억을 이긴다.'는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전시를 구경하다 보니 일제강점기 처음 문을 열었던 영월 탄광이 문을 닫았다가 1980년대 초반 석유 파동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그에 관련된 사진 기록도 보입니다.

 

 영월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는 마차리 광산은 규모가 엄청나게 컸나 봅니다.

'사라진 마차리 풍경' 사진을 보다가 영월 출신 산악회 회장님 생각이 났습니다.

흑백사진 속에 혹시나 아는 얼굴이 있나 친구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았다니까요.

 

 전에 산악회에서 구봉대산 산행을 위해 영월에 왔을 때 회장님 모교라는 마차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마차초등학교에는 광산의 흔적은 없고 산에서 내려오는 물로 자연 풀장(?)을 만들어놓아 학생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이용하기 좋게 해 놓았더군요.

우리도 그곳에서 아이들마냥 동심에 젖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시장을 돌다가 '그곳엔 까만 목련이 핀다'는 문구가 제 발을 멈추게 했습니다.

석탄 광산이 있는 지역은 곳곳이 시커멓지요.

계곡에도 시커먼 물이 흐르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아침에 광산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저녁에 무사히 나오는 것이 가장 큰 목표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험한 일을 하지만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을까요?

 

고향에 대한 향수가

불현듯 일던 어느 날

그토록 그리운 탄광촌,

내 고향을 찾았다.

눈익은 모습 그대로인데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던

골목길 목련, 베어지고 없다.

막 골목을 돌아서려는데

시린 가슴 한자락에

까만 목련이 핀다.

 

 함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최용운 작가의 장편소설 제목이 '그곳엔 까만 목련이 핀다'라고 합니다.

광부들의 고달픈 삶과 광산촌 사람들의 속쓰린 애달픔을 그린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하지요.

한번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곳도 둘러봅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가능하면 소유를 줄이자는 생각으로 살기에 상품들이 산뜻해 보이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발길을 돌리려는데 친구가 영월 막걸리를 사자고 하네요.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얼떨결에'라는 특이한 이름이 붙은 막걸리입니다.   

세 가지 맛이 있는데 그 중 포도맛을 골랐습니다.

병 모양도 예쁘네요.

 

 

 그곳에서 나오니 'HOLA!'라는 브런치 카페가 있군요.

왜 스페인말로 된 이름을 붙였을까 했더니만 한국인과 결혼한 스페인 출신이 운영하는 곳이랍니다.

전망이 좋고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여기는 사람들이 꽤 보이네요.          

 

 이제는 옥상처럼 된 테라스로 나갑니다.

아이들을 대동한 가족들이 놓기 좋게 꾸며진 공간이네요.

조형물도 있고, 달 모양 그네도 있습니다.

영월을 표현하는 문구가 '달마다 새롭게 달달영월'이던가요?

우리도 조형물에 기대어 사진 몇 장 찍고 발길을 옮깁니다.

 

 

  나오는 길에 운탄고도 1330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미리 알아본 바에 의하면 영월 지역 운탄고도가 포장도로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도시에서 살면서 늘 걷는 곳이 포장도로이니 이곳까지 와서 굳이 포장도로를 걸을 일은 없겠다 싶어서 포장도로를 벗어난 길을 물으니 3길을 추천합니다.

모운동에서 시작하는 길이지요.

운탄고도 3길 총 거리는 내일 우리가 걷기에 길기도 하려니와 교통편 연결이 안 되니 일부 구간을 걷다가 되돌아와야 할 것 같기는 합니다.

운탄고도 관련 책자 하나 얻어서 영월관광센터를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