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임실여행기 6 - 사선대

솔뫼들 2024. 12. 1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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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시가 넘었다.

아침부터 서둘러 국사봉도 다녀오고, 붕어섬 일주도 했더니 배가 고프다.

그런데 근처에는 민물매운탕 전문점인 구암산장 외에는 음식점이 없다.

친구와 의논을 한 후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사선대에 들렀다 상경하기로 하고 사선대 가는 길에 점심 먹을 곳을 찾기로 했다.

밀려 들어오는 차에 자리를 내어주고 우리는 사선대로 향한다.

 

 가는 길에 둘러보아도 눈에 띄는 음식점이 없다.

하기는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일텐데 밖에 나와서 식사를 할 일이 별로 없겠지.

 

 한참 달렸다.

그러다가 허름한 음식점을 발견했다.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니 차를 세운다.

그러고 보니 근처에 음식점이 몇몇 보인다.

 

 

 주변을 돌아보니 관촌역이라는 기차역이 있었네.

그런데 驛舍로 들어가는 입구가 안 보인다.

알고 보니 화물만 취급하는 무인역사였구만.

 

 음식점 세 곳을 둘러보다 바로 앞 산들채 식당으로 들어갔다.

근처 공사장 인부들이 식당 안을 꽉 채우고 있는 걸 보고 잘못된 선택은 아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뚝불 정식을 주문하고 보니 어느 방송사에서 다녀갔다는 홍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그 아래 누군가 써 놓은 글에 '짜글이' 안 먹으면 후회한단다.

음식을 가져다 주시는 분께 잘 모르고 뚝불 정식을 시켰다고 하니 먹는 사람 입맛에 따라 다르단다.

하기는 그렇겠지.

 

 준비한 반찬이 다 떨어졌다는 말에 반찬을 추가로 더 시키지도 못하고 집밥처럼 편한 음식을 게눈 감추듯 먹었다.

정말 맛나게 잘 먹었다.

오늘 점심 성공!

 

 

 

  음식점에서 나와 분위기있는 카페에서 여유있게 커피 한잔 하고 싶다면서 T맵에서 사선대 부근 유명 카페를 찾았다.

차에 올라 내비가 시키는 대로 가니 얘가 또 심통이 났네.

같은 길을 뱅뱅 돌게 만든다.

식후 커피 한 잔 마시려는 내 욕심이 과했나?

결국 포기하고 바로 사선대로 향한다.

 

 사선대는 임실군 덕천리에 있는 관광단지로 섬진강 상류 오원천 기슭에 조성되어 있다.

사선대에는  진안군 마이산의 두 신선과 임실군 운수산의 두 신선이 어울려 노는 것을 하늘의 네 선녀가 보고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내려와 함께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사선대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고 기대를 했는데 사선대는 주민들이 이용하기 편한 동네 공원이었다.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돌아본다.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한적하니 산책하기 좋은 공간이네.

 

 

 가다 보니 우리가 찾아가려고 하다가 실패했던 카페가 보인다.

여기 있었구나.

카페가 자리한 곳과 주변 풍경이 잘 어우러져 사람들이 '풍경 맛집'이라고 할 만하네.

야외 자리도 있어서 바람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기도 좋을 것 같고.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케잌을 주문한다.

세련된 내부 분위기와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가을이 기분을 한결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런 여유도 있어야지.

 

 카페에서 나와 위에 보이던 정자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헉헉거리며 목제 계단을 오르고 나니 무언가 허전하다.

헉! 선그라스를 카페에 두고 왔구나.

하는 수 없이 나는 카페로 선그라스를 찾으러 가고, 친구는 정자를 둘러보고 아래에서 만나기로 했다.

 

 

 선그라스를 찾아 나오니 풍경이 정말 압권이다.

사진을 찍으며 강과 사랑에 빠진 단풍에 미소를 보낸다.

이리 보고 저리 보면서 가을 운치에 푹 빠지는 시간이다.

 

 슬슬 조각공원을 걷는다.

다양한 형태의 조각들이 알은 척을 한다.

국제조각공원이라고 하더니 여러 나라 사람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거리면서 작품을 살펴 본다.

가끔 조각작품을 보면 무언가 순간 강렬한 느낌이 오는 작품도 있고, 도무지 아무런 느낌이 없는 작품도 있다.

작가는 나름대로 심사숙고해서 작품 활동을 하겠지만 작품이 전시된 다음에는 감상하는 사람의 몫 아닌가.

 

 

  조각공원을 둘러보고 메타세쿼이어가 황금빛으로 물든 방향으로 가니 저쪽에서 친구가 온다.

친구 말에 의하면 기대한 것보다 산등성이 풍광이 볼 것이 없었단다.

내려오는 길도 어렵게 찾았고.

 

 이제 주차장으로 향한다.

도로가 붐비기 전에 상경해야지.

1박 2일 짧은 일정이지만 꽤 알차게 놀았는걸.

뿌듯한 마음으로 차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