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전북 진안 마이산에서 (1)

솔뫼들 2024. 5. 2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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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형!

 

 지난 3월 한달은 어쩌다 보니 산에서 멀어졌네요.

근처에 꽃 구경만 다닌 걸까요?

운동 삼아 둘레길을 오가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산행을 안 해서 몸이 찌뿌드드합니다.

그래서 마음 먹고 원행을 가기로 했지요.

 

 이번에는 전북 진안으로 떠납니다.

진안은 무주, 장수와 함께 오지로 소문난 곳입니다.

세 지역 첫 글자를 따서 '무진장'으로 부르기도 하지요.

진안 마이산은 10여년 전 한번 다녀간 적이 있기는 합니다.

흙산이었다는 것, 돌탑이 유명하다는 것 정도만 기억이 나네요.

 

 

 오전 7시 서울을 출발한 안내산악회 버스는 탄천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가 이내 마이산으로 달립니다.

가면서 보니 역시나 인삼을 키우는 곳이 눈에 많이 띄네요.

인삼이 해발 300m 고원인 진안에서 잘 자라나 봅니다.

 

 버스가 마이산 방향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안내 산악회 대장이 주차난이 심할 거라는 이야기를 하더니만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자동차로 꽉 찼습니다.

결국 버스에서 내려 걷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며 짐을 챙겨 내리라고 합니다.

역시나 우리처럼 걷는 사람들이 많군요.

 

 길 옆으로 무언가 볼거리가 많습니다.

마이산이 도립공원이다 보니 전라북도에서 관심이 많구나 싶습니다.

친구가 깜빡 잊고 버스에 놓고 내린 물건을 찾으러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우리는 출발이 늦어졌습니다.

먼저 간 사람들을 서둘러 따라 걷느라 제대로 살펴보지 못 하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네요.

어디든지 개인적으로 방문해야 꼼꼼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데 말입니다.

 

 

 오전 10시 10분,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군요.

좌회전을 해서 올라가야 한다고 일러줍니다.

포대화상이 미소를 지으며 앉아계시는 곳입니다.

 

초반부터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양지쪽에 철쭉이 피어 있네요.

올해 들어 처음 만나는 철쭉꽃이라 반갑습니다.

 

 철쭉꽃과 눈맞춤을 하고 다시 오르막길로 접어듭니다.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는군요.

왼편으로 가면 고금당입니다.

예전에 금빛 찬란해서 놀랐던 기억이 아스라이 나네요.

 

 

 고금당으로 서둘러 올라갑니다.

옛날 나옹선사가 수도했다는 굴이 있는 자그마한 암자입니다.

암자를 돌아보고 뒤쪽으로 길이 이어지려니 했는데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야 하는군요.

 

 길은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생각보다 한참 내려갔다 다시 헉헉거리며 오르는 길이 반복됩니다.

날씨는 생각보다 푹해 겉옷을 벗고 흐르는 땀을 닦아야 할 정도입니다.

반팔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도 간혹 눈에 띕니다.

걸을 때는 별로 춥게 느껴지지 않겠다 싶지만 체온 조절을 위해 신경을 써야겠지요.

 

 어느 새 飛龍臺(해발 527m)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래도 높다 보니 비룡대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군요.

우리는 비룡대에 올라가지 않고 아래쪽에서 암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여기에서도 보일 것은 다 보입니다.

 

 

 내처 가던 길을 재촉합니다.

다시 주루룩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길입니다.

봉두봉(해발 540m)을 향해 가는 길인가요?

갈림길이 많아 이정표를 잘 보면서 진행을 합니다.

 

 햇볕을 가려줄 나뭇잎이 없어서 걷는 동안 꽤 덥습니다.

지금은 4월 중순, 넓은 이파리들이 산길에 햇볕을 가려주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겠지요.

일기예보에 한낮 기온이 섭씨 28도까지 간다고 했지만 산은 해발고도가 높으니 괜찮으려니 했습니다.

등산복을 잘못 선택해 입었습니다.

요즘 일교차가 심해 쉽지 않은 일이지요.

이제 산행 초반인데 예상보다 물을 더 마시게 되는군요.

힐끔거리며 물통을 쳐다봅니다.

 

 사실 능선상에서 오르락내리락 몇 번 했더니 어디가 어떤 봉우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탑영제 갈림길을 지나 다시 올라갑니다.

가다가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기에 돌아보니 우리가 지나온 고금당과 비룡대가 한눈에 보입니다.

고금당은 금빛으로 반짝여 멀리에서도 눈에 잘 띕니다.

숲에 감싸인 고금당이 신비스러워 보입니다.

 

 

  비룡대 아래 바위가 특이하게 생겼군요.

지나가는 사람 말로는 그 바위 이름이 해골바위라고 합니다.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네요.

저렇게 구멍이 뻥뻥 뚫린 것도 타포니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