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둘째날 (4) - 저녁에
오후 4시경 성산항에 도착해 숙소 근처로 차를 달린다.
다른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늦었으니 필요한 걸 사고 난 다음 저녁을 먹고 일찍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서귀포 번화가를 거쳐가는 길이다 보니 신호도 많고, 과속 단속 카메라도 많다.
이래저래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서귀포에는 비가 안 내렸나?
도로가 말라 있네.
그리 넓지 않은 곳이지만 제주도는 특히 지역별로 날씨가 많이 다르다.
1시간 남짓 걸려 중문 이마트를 찾아간다.
주차장 진입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네.
주차요원이 안내를 하지만 몰려드는 차량이 워낙 많으면 하는 수 없겠지.
운좋게 입구 바로 앞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훈훈한 기운이 몰려온다.
실내에 난방을 하겠지만 사람도 많으니 열기가 더해져 후끈한 느낌이다.
우리가 살 건 당연히 먹을거리이다.
과일은 샀으니 빵과 치즈에 우유와 주스, 제주맥주까지 꽤 많이 샀다.
제주맥주는 친구 지인과 관련이 있는 기업이라고, 친구가 종류별로 다 맛을 보고 싶단다.
휴! 사람에 치어 이마트 식품관 안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쉽지 않다.
살려고 하는 물건이 바닥나 매대가 텅 빈 곳도 눈에 띈다.
양손에 한 병씩 와인을 든 사람들도 있네.
크리스마스 이브에 주말이니 지역민에 우리 같은 여행객들도 더해졌겠지.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한다.
친구가 운전을 하는 동안 차 안에서 찾아보니 현지인 맛집이 근처에 있었다.
좁은 골목을 몇 번 꺾어서 동환식당을 찾아갔다.
인터넷상에서 여행객은 김치찌개가 맛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갈치조림을 주문했다.
서민적인 음식점이라 그런지 가격이 정말 착하다.
동네 사랑방 정도 되는지 주인장과 여러 손님들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고.
조림 양념이 맛있어 밥 한그릇을 뚝딱 먹어치웠다.
우럭조림이나 옥돔구이도 맛있어 보이네.
갈치를 비롯해 다 제주에서 나는 생선 아닌가.
저녁을 먹고 호텔로 들어왔다.
일찍 온다고 했는데도 8시가 다 되어간다.
피로가 몰려온다.
생각해 보니 종일 우산을 들고 걸은데다 중간에 비 때문에 쉴 곳이 마땅치 않아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은 29,000보 걸었다.
어제보다 많이 걷기는 했군.
오늘은 안주가 좀더 풍성하다.
귤과 치즈에 과자까지 놓고 제주 맥주로 건배를 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저녁을 먹은 다음 맥주를 이렇게 마시고 소화도 못 시킨 채로 자면 내일 아침 얼굴이 퉁퉁 부을텐데...
그런데 몸이 자꾸 눕고 싶단다.
침대와 일찍 하나가 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