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포천 여행 ; 평강랜드 (1)

솔뫼들 2021. 1. 3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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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강랜드를 향해 차를 달린다.

전에는 이름이 평강식물원이었는데 이름이 바뀌었네.

뭔가 놀이공간으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튼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일단 가보는 수밖에.

 

 처음 평강식물원이 문을 열었을 때 매스컴에서 본 기사가 기억난다.

평강한의원을 운영하시는 분이 연 곳으로 희귀한 고산식물이 많다고 했었지.

그때 한의사라서 한약재와 관련된 식물을 많이 심어 놓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곳 또한 숲해설사 공부를 하면서 가 보아야지 벼르기만 하고 못 가본 곳이다.

 

 평강식물원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한다.

서식지외보전기관은 멸종위기 식물이 자생지에서 잘 살면 좋겠지만 서식지 파괴나 남획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의 보존, 번식은 물론 긍극적으로 야생으로의 재방사를 추진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 면에서 평강랜드가 서식지외보전기관에 지정되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입장권을 산다.

입장료는 겨울이라 볼거리가 없다고 생각을 해서인지 2,000원을 할인해서 6,000원을 받는군.

그리고 1인당 2,000원짜리 쿠폰을 주는데 가드너스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찾게 된 평강랜드지만 나름대로 '인간적(?)'이라고 생각하고 실내를 둘러본다.

 

 식물원답게 마른 식물로 장식을 한 카페 내부는 화려하고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해 준다.

포근한 색상이 바깥의 차가운 날씨를 잊게 해 준다고나 할까.

여기저기 사진을 찍다 보니 한쪽에 올해 미스터트롯 열풍의 주인공 임영웅의 모습이 보인다.

임영웅이 포천 출신이라더니 그의 모습을 해 놓고 관람객들이 함께 사진을 찍도록 해 놓았다.

다시 한번 그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사실 노래뿐 아니라 광고계까지 섭렵해 어느 채널을 돌려도 나오니 좀 질리기는 한다.

 

 리플렛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선다.

식물들이야 대부분 겨울잠을 자는 것 같겠지만 그래도 트레킹을 하듯 식물원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구석구석 돌아보면 2시간쯤 걸린단다.

 

 연못 정원을 지나 가장 먼 곳부터 가기로 했다.

가을에는 핑크뮬리가 한창이었겠구나 싶은 곳을 지나 숲속모험놀이터로 향한다.

자연에서 모험을 즐기며 뛰어놀 수 있게 만들어 놓아서 '평강랜드'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나 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가까이하고 자연을 가까이할 기회가 많지 않은 요즘 아이들에게 좋은 공간이 될 수 있으리라.

 

 바로 앞에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보인다.

물론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라 난이도는 아주 낮지만 재미 삼아 매달려본다.

바위에 매달려본 것이 언제였던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물론 해가 갈수록 점점 바위가 부담스러워지기는 하지만.

 

 열심히 놀다가 산쪽으로 올라가니 이번에는 줄을 매어 놓고 그곳을 지나가는 시설이 나온다.

보기에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올라서니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

누가 보면 대낮에 술이라도 한 잔 했는지 알겠는걸.

비틀거리면서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가니 긴장을 해서인지 등이 따뜻해져온다.

 

 그 옆으로 미끄럼틀도 보이네.

그런데 길이가 꽤 길다.

아이들 타는 미끄럼틀을 타는게 얼마만인가.

만만하게 생각하고 미끄럼틀에 올라앉았는데 그냥 미끄럼틀이 아니었네그려.

내가 속도를 조절할 수도 없고 중간에 브레이크를 걸 수도 없다.

잠깐 식겁했다.

 

 다니다 보니 스포츠 클라이밍을 할 때 본 일가족 네 명과 계속 같은 코스를 오간다.

어린아이 두 명과 젊은 부부인데 이런 곳에 익숙한지 아이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갖 체험을 다 하고 논다.

호기심도 많은지 아이들은 연신 질문을 하고 부모들이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구만.

 

 이번에는 만병초원 방향으로 향한다.

만병초원에는 추위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느라 길을 따라 가리개(?)를 만들어 놓았다.

만병초는 주로 고산지대에서 자라는데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 약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한라산에서 자생하는데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보호되고 있다고 한다.

만 가지 병을 고친다고 하여 만병초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니 얼마나 효능이 뛰어나고 다양한지 짐작을 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