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청양 칠갑호, 그리고...

솔뫼들 2017. 8. 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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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 형!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차를 달립니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차를 세우면 되겠지요.

바깥 공기는 그야말로 장마철 눅눅함 그 자체이겠지만 차창을 통해 보이는 녹음 때문인지

기분은 날아갈 것 같습니다.

 

달리다가 무언가 눈에 익은 느낌이 들어 선배에게 차를 세우자고 했습니다.

아하!

집에서 여행을 준비하면서 찾아 보았던 곳이군요.

거기가 어디인 줄도 모르면서 밥 한 끼를 해결하면 좋을 곳이다 해서 나름대로 점 찍어 둔 곳입니다.

알고 보니 로컬 푸드를 파는 곳과 함께 있군요.

'농부 밥상'이라...

이름만 들어도 건강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선배 말에 의하면 전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생겼다는 말이군요.

인터넷에는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평일 낮인데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요.

시간이 일러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발 아래 칠갑호가 펼쳐져 있습니다.

결국 이곳은 칠갑호 한가운데 있는 곳이었네요.

호수 바람을 맞으며 전경을 즐깁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자연 풍광이 더위를 식혀 주는 곳입니다.

 

 장마철임에도 아직 호수 수위가 그리 높지 않군요.

이러저리 옮겨다니며 비를 뿌리는 올 장마의 특성이 이곳을 좀 비켜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아직 장마가 한참 남았으니 비가 더 내려주기를 바라야겠지요.

 

 

 10여 분 앉아서 조망을 하다가 건물로 들어갑니다.

로컬푸드 매장에는 청양 농부들이 재배한 농산물이 가득하군요.

농군의 자식이라 그런지 늘 이런 농산물을 보면 농부의 땀방울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정말 말 그대로 땅방울의 결정체이겠지요.

수입 농산물이 넘쳐나는 요즘 우리 농산물만으로 이루어진 매장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넉넉하고 풍요로워집니다.

갈 때 한 가지라도 사 가야겠군요.

 

 이번에는 '농부 밥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여기 식당은 식재료를 누가 재배했는지 실명제로 운영하는 식당인가 봅니다.

당연히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시대에 저절로 믿음이 가니 기대가 커집니다.

 

 

 음식점 분위기도 깔끔하고 예쁘군요.

'반반 떡갈비 밥상'을 시켰습니다.

떡갈비를 소고기로 한 것과 돼지고기로 한 것이 반반 나온답니다.

시간이 일러서인지 10여 가지 반찬이 바로 나옵니다.

청양 논밭이 고스란히 밥상으로 올라왔네요.

하나하나 눈으로 먼저 먹고, 다음에 입으로 가져 가고...

만든 분의 정성이 느껴지는 정갈한 음식들입니다.

 

 단, 떡갈비가 제 입에는 좀 달게 느껴지는군요.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는 특정 프랜차이즈 사업을 성공시킨 한 요리연구가를 그런 요인으로 지목하는데

반대로 그 요리연구가가 도리어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게 해서 성공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달고 매운 것이 어느 새 음식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아 씁쓸합니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점심을 다 먹고 다시 로컬 푸드 매장으로 내려왔습니다.

매장을 둘러보다가 한과와 증편을 사서 배낭에 넣고 냉커피를 주문합니다.

어디 시원한 곳에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 했지만 건물 내에 그런 공간이 없다네요.

평소 같으면 주변 공원에 앉아 당연히 즐길 수 있으련만 날씨가 날씨이니만큼 시원한 곳을 찾게 됩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전망대 근처로 가서 앉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여름에 이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발 아래 호수가 펼쳐져 있고, 바람이 불고, 잠자리가 날고...

전형적인 여름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밥 먹으며

                  쌀알 하나에 스민 햇살

                  잘게 씹는다.

                  콩알 하나에 배인 흙내음 

                  낯익은 발자국, 바람결

                  되씹는다.

 

 내 속으로 펼쳐지는

 푸른 우주를 본다.

 

 이응인의 < 푸른 우주 >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