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산행기

경기 오악 중 하나인 감악산에 오르다 (1)

솔뫼들 2017. 3. 3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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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오악 중 하나라는 紺岳山 산행 계획을 세웠다.

작년 양주 불곡산에 갈 때 양주역에 줄을 선 사람들이 모두 감악산에 간다고 하는 걸 보고는

2월에 가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바위가 많은 산에 눈이라도 쌓이고 얼음이 얼어 있으면 위험하다고 날이 풀리면 가자고 했다.

감악산은 대중교통으로 접근성이 좋지 않아 차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오전 8시 이수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날 과음을 하고 늦잠을 잤다는 종률씨 때문에 30분 늦게 출발했다.

가는데 도로 사정이 그리 좋지도 않고 시간이 늦어서인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꽤 먼 거리였다.

 

 근처에 도착하니 대형 관광버스며 승용차들이 줄지어 서 있고 곳곳에 주차 관리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여기가 대단한 관광지가 되었네그려.

출렁다리 하나가 파주를 유명한 곳으로 만들었군.

그런데 이 사람들이 모두 산을 타면 산길이 보나마나 인산인해에 뒷사람 꽁무니만 쫓아가는 형국이 될 것 아닌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오전 10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 준비를 한다.

출렁다리가 어디에 있나 싶었더니만 초입에 있네.

출렁다리와 범륜사, 운계전망대만 다녀가는 사람도 있고, 감악산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 분산효과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초반부터 까마득하게 계단이 올려다보인다.

준비운동을 확실하게 하라는 모양이네.

헉헉대며 계단을 올라가니 바로 정자가 보인다.

거기에서 내려다보는 출렁다리에 사람들이 빼곡하다.

멀리 범륜사와 운계전망대도 한눈에 들어오고.

전망대를 적당한 장소에 잘 세웠군.

 

 

 반대편으로는 공중 높은 곳으로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저렇게 높은 곳에 만들어지고 있는 도로는 어디에서 어디를 연결하는 것일까?

방향을 보면 금세라도 북쪽을 향해 질주할 것 같은데...

통일을 대비해 만드는 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정말 저 도로 위를 교통 체증 없이 날듯이 달린다면 북한에 1시간 안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드디어 출렁다리에 접어들었다.

꽤 튼튼하게 만들어 거의 흔들림이 없다고 하더니만 그래도 중간쯤 가니 흔들린다.

하긴 흔들림이 없으면 출렁다리가 아니지.

아이들은 재미 삼아 뛰어다니기까지 한다.

부들부들 떨며 한 발 옮기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진을 찍으며 걷다 보니 출렁다리를 다 건넜다.

누가 처음 여기에다 출렁다리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작년 10월에 완공되었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출렁다리를 보러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이유가 있었네.

꽤 길어 보인다 했더니만 출렁다리 길이가 150m에 이른다고 한다.

 

 출렁다리에서 내려서니 범륜사 가는 길로 접어든다.

10여년 전에 한번 와본 기억이 어슴프레하다.

절을 둘러보고 너덜을 지나 임꺽정봉에 이르렀었지.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너덜이 많았다는 것과 임꺽정봉 근처에 동굴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정상 부근에 군 관련시설이 있었다는 것 정도이다.

 

 

 넓은 길을 따라 걷다가 길 옆 나무에 매어 놓은 안내지도를 보고는 어떤 코스로 산행을 할 것인지 의논을 한다.

범륜사를 지나 묵밭을 거쳐 임꺽정봉에 올랐다가 정상을 찍고 능선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거리는 그리 길지 않은데 추천등산로가 7km에 5시간 걸린다고 되어 있다.

난이도가 높다는 말이겠지.

하기는 여기도 岳山인걸.

 

 범륜사에 도착해 잠깐 쉬기로 했다.

새벽부터 설쳐서인지 배가 고프다.

양지쪽 너른 곳에 앉아 구운 달걀도 까 먹고, 빵도 먹고, 스프도 마시고...

이러다가 꾀가 나서 이대로 주저앉는 것 아냐?

 

 

 

 감악산은 관악산, 화악산, 운악산, 송악산과 더불어 경기 오악 중 하나이다.

개성 송악산은 통일이 되기 전에 갈 수가 없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지만 어쩌랴.

지금의 남북 상황을 보면 관계가 악화일로이니 쉽게 통일이 될 것 같지도 않고.

민간차원에서라도 남북간에 격차를 줄이고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기도 파주와 양주, 연천에 걸쳐 있는 감악산은 임진강을 끼고 있는 교통의 요지인데다 군사적 요충지여서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였다고 한다.

파주 설마리에서 영국군 연대가 중공군을 상대로 전투를 하다가 전멸한 곳이라고 하니 새삼스럽게 평소 잊고 지내는 국방의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