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입동
솔뫼들
2024. 11. 1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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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도종환
창문에 부딪치는 가을 빗소리 소란하다
남아 있는 잎들에겐 모진 밤이 되리라
거칠고 사나운 곳으로 몰려다니던 이들도
거칠고 사나운 것은 바람에게 맡겨 두고
오늘 같은 밤에는
적막 가운데 자신을 놓아두면 어떨까
하루 종일 비 내려 가을 가고
하루 종일 바람 불어 겨울 오는 날
들끓는 것들 하룻밤만 허공에 걸어두고
빗소리의 처연한 음성에 귀를 맡기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