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을 꿈꾸다
북극,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단어이다.
'북극을 꿈꾸다'라는 책에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러니 내가 가슴 설레이고 감상적으로 여겨도 되지 않을까.
전에도 가끔 북극, 아니 알래스카나 시베리아에 대한 책을 찾아 보았다.
머나먼 시원이자 문명에서 동떨어진 곳이지만 그렇기에 그런 지역이 자꾸 나를 끌어당기는지도 모르겠다.
북극 하면 사계절은 아니겠지만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 떠오른다.
그리고 북극곰이나 일각고래 등이 생각나고.
저자는 북극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호기심이 차오르는 걸 느끼며 책을 손에 들었다.
1장 큰곰의 땅 아르크티코스
2장 사향소
3장 북극곰
4장 일각고래
5장 대이동
6장 얼음과 빛
7장 땅
8장 항로
9장 역사
목차에는 이런 순서로 되어 있다.
그리고 책의 앞쪽에 그린란드를 포함해 북극의 지도가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북극 지도가 나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지도에서 수시로 지명을 찾아보고 어느 지역의 바다인지 확인해 보는 과정을 거쳤다.
물론 익숙한 지명이 아니니 돌아서면 잊기는 했지만.
책을 읽다 보니 저자가 엄청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료를 조사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곳곳에 詩的 표현이 반짝인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한참씩이나 그런 표현들에 머물렀다.
저자가 북극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그러면서 에스키모들의 언어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나도 더불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문화라고 하는 것은 모름지기 그 언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에스키모들의 언어가 사라지면 결국 에스키모들이 생활했던 문화가 함께 사라지는 걸 의미한다.
당장 물질문명의 혜택을 받고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 과연 에스키모들에게 행복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저자가 자연을 대하는 학자로서의 자세에도 경의를 표하게 된다.
가능하면 바다 생물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으로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면모가 보인다.
그러니 저자에게 '오늘날 가장 중요한 자연주의자'라는 별명이 붙었겠지.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시간을 두고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