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뒤척이다

솔뫼들 2024. 11. 1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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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척이다

                            천양희

 

허공을 향해

몸을 던지는 거미처럼

쓰러진 고목 위에 앉아

지저귀는 붉은가슴울새처럼

울부짖음으로 위험을

경고하는 울음원숭이처럼

바람 불 때마다 으악

소리를 내는 으악새처럼

불에 타면서 꽝꽝

소리를 내는 꽝꽝나무처럼

 

남은 할 말이 있기라도 한 듯

나는 평생을

천천히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