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유월 저녁
솔뫼들
2024. 7. 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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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저녁
서정홍
논길을 걷는데
개구리 한 마리가 나를 보고 놀라서
내 키보다 대여섯 배나 깊은
골짜기로 떨어졌습니다
얼마나 놀랐을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을 거야
가시덤불에 눈이나 코가 찔린 건 아닐까?
여기저기 피멍 시퍼렇게 들었을 거야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개굴개굴 개굴개굴
다랑논에서 개구리 울어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