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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

솔뫼들 2023. 8. 1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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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바람에 산행을 할 때에는 소금을 먹어야 할 정도인 날씨.

소금은 동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품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소금을 만병의 근원인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

過猶不及이라고 지나치면 탈이 날 수 있겠지만 소금이 얼마나 우리 생활에 중요한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으니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예전에는 소금을 등짐에 지고 다니면서 파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해안에서 주로 생산되는 소금을 산골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으니 한강이나 낙동강 등 물길을 따라 소금이 전해졌고 더 깊은 지역에는 사람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겠지.

 

 그런 우리나라 소금에 관한 이야기들이 책에는 펼쳐진다.

천일염은 우리나라에서 일제강점기 이후 대만에서 들어왔단다.

염전을 통한 천일염이 우리나라 고유의 소금 만드는 방법인 줄 알았는데 그 전에는 바닷물을 끓이는 자염을 주로 이용했다나.

그러니 땔감이 많아야 하고, 바닷물을 담을 솥을 만드는 것도 큰 일이었을 것이다.

소금 생산량도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겠지.

 

 한때 소금은 인삼처럼 국가에서 전매하는 물품이었다고 한다.

고려 말 충선왕 시기에 소금의 전매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국가에서 어떤 물건을 전매한다는 것은 국가에서 관리하면서 세금을 걷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물론 당연히 흔한 물건에는 전매를 하지 않겠지.

 

 전남 신안군 증도에 가면 태평염전과 소금 박물관이 있다.

증도는 슬로우시티로 지정된 곳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태평염전에서 염부들이 소금을 만드는 방법이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곳으로 인정받았다던가.

사실 천일염은 바다와 바람과 햇살에 사람들의 땀이 어루어져야 가능한 것 아닌가.

소금 박물관을 돌아보고 바닷가를 붉게 덮고 있는 함초를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지.

 

'짜게 본 역사, 간을 친 문화'라는 부제가 붙은 책을 읽으며 새삼스레 내가 날마다 먹고 있는 소금에 대해 생각했다.

이 소금이 어떻게 나의 식탁까지 오게  되었을까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을 갖고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