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뮤지엄 한미 삼청 '인사이드 아웃'

솔뫼들 2023. 2. 16. 08:00
728x90

 

 삼청동에 사진 전문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뮤지엄 한미 삼청'

강동구에 있었던 미술관을 삼청동에 건물을 지어 옮긴 모양이다.

사진 전문 한미미술관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가 본 적은 없다.

한미약품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라고 하는데 어떤 한 분야에 특화된 미술관이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곳에서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개관 기념 전시겠지.

우리나라의 사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차례로 발길을 하면서 사진을 보는데 자꾸 웃음을 짓게 된다.

그리고 여러 기법이 있겠지만 리얼리즘 사진의 진가를 확인하게 된다고나 할까.

아이들의 선한 눈망울이며 재미있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며, 때로는 6.25 전쟁 당시의 모습 등등.

눈길을 끄는 사진들이 많다.

 

 

 쭈욱 사진을 돌아보면서 나는 사람이 혼자 있는 사진보다 자꾸 두 명 이상 있는 사진에 눈이 간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진 속이라고 하더라도 힘든 시절 서로 등을 기대고 의지하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6.25 전쟁 중 경찰이었던 남편의 시신을 찾는 부인의 모습이라던가.

아이를 업고 있어서 더 애잔하게 느껴진다.

 

흙벽돌로 만든 집, 유리도 없는 창문에 혀를 내밀고 있는 꼬마.

그래도 세상 모든 걸 가진 것 같은 천진난만한 표정이 보는 이를 웃음짓게 한다.

 

'뻥 튀기' 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귀를 막고 놀랄 일이다.

그래도 어떤 설레임 같은 묻어나는 놀람이니 즐겁지 않은가.

설이 가까워 동네에 '뻥 튀기' 장수가 들어오면  온 동네가 들떴던 기억이 난다.

자루나 박으로 만든 바가지에 쌀이나 보리, 옥수수, 콩 등 농사지은 곡식들을 갖고 줄을 서 있던 풍경이라니...

이 사진은 내게도 추억을 소환하는 사진이다.

 

정말 순간 포착!

어떻게 이런 순간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까?

연출이 쉽지 않을텐데... ㅋ

 

꾸덕꾸덕 말라가는 생선을 앞에 두고 바라보기만 하는 개의 심정.

그 비릿한 냄새개 여기까지 나는 것 같은데

개에게는 인고의 시간이 되겠구나.

 

어릴 적 내 모습 같다.

호롱불 아래 모여 앉아 밥상을 펴고 숙제를 하던 모습이랄까.

심심산골도 아닌데 고향집에 전기가 들어온게 초등학교 4학년 때이니 나는 그렇게 공부를 했지.

촛불만 켜도 잔칫집 같던 날이 어제 같은데...

 

사진을 보면서 비록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는 하지만 어떤 구조로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겠지.

비록 산행이나 여행을 하며 순간순간 눌러대는 사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기록이다.

예전 사진이 기록으로 이렇게 전시되는 것처럼 나도 내가 찍는 사진을 통해 나의 삶을 기록해 나가야겠다.

좀 부족하면 어떠랴.

기록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오늘도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