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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의 노래

솔뫼들 2022. 6. 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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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쪽이 넘는, 엄청나게 두꺼운 책을 손에 들었다.

'사라진 새 도도가 들려주는 진화와 멸종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최근 멸종위기종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대부분 식물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는 종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겠지.

한번 사라진 종을 다시 볼 수 없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제목이  '도도의 노래'인 것은 도도가 호모 사피엔스가 멸종시킨 것으로 인정하는 첫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프리카 모리셔스 섬에서만 살았던 새 도도.

날개가 퇴화하고 몸집이 커서 날지 못 했다고 한다.

천적이 없었으니 굳이 도망갈 필요가 없었겠지.

16C 모리셔스 섬에 유럽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도도새가 멸종되었다던가.

 

 섬 생물지리학이라는 말을 이 책에서 처음 들었다.

실제 물로 둘러싸인 섬뿐 아니라 섬처럼 고립된 지역에서 동물들이 어떻게 살아남는지, 또는 숫자가 줄다가 어떻게 멸종에 이르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동식물 뿐 아니라 원주민들도 멸종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원주민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슴이 아프다.

 

 이 책은 생태 저술가인 데이비드 쾀멘이 쓴 책이다.

어렵사리 전 세계 섬과 인도네시아, 아마존 지역 등을 돌아다니며 발로 쓴 글이나 다름이 없다.

사실 책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

이대로 간다면 얼마나 많은 종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지 암담한데 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이라도 바뀌고 있다는 것.

우스갯소리로 호모 사피엔스가 사라지면 좋아할 생물이 하나 둘이 아니라고 우리끼리 말을 하지만 그것은 슬픈 현실이다.

 

 벽돌만큼 무겁고 두꺼운 책을 들고 낑낑거리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이 책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어떤 생물의 목숨이든 나의 목숨과 동일하다는 것.

모든 생물의 생명은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

갑자기 살아 있는 모든 것은 행복하라고 일갈하던 법정 스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