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지금 세상은 가을을 번역중이다

솔뫼들 2021. 8. 2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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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은 가을을 번역중이다

                            이수정

 

구름이 태어나는 높이

나뭇잎이 떨어지는 순서

새를 날리는 바람의 가짓수

들숨과 날숨의 온도 차

일찍 온 어둠 속으로

숨어드는

고양이의 노란 눈동자

밤새 씌어졌다 지워질 때

비로소 반짝이는 

가을의 의지

 

고르고 고른 말

이성적인 배열과

충동적인 종결

 

각자의 언어로

번역되는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