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닉스'
'피닉스'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제목이 '불사조'라는 뜻이네.
피아니스트였던 넬리의 남편이 일하는 클럽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넬리가 유대인 포로수용소에서 살아 남았으니 그런 말을 붙일 수 있었겠지.
2차 대전 중 나치에 의해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나온 여인이 남편을 찾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수용소에서 고문을 받아 넬리는 얼굴이 엉망이 되었다.
성형수술을 받고 예전 모습을 겨우 찾은 그녀는 남편을 '피닉스'라는 클럽에서 찾지만 남편은 넬리를 알아보지 못 한다.
그리고 넬리가 죽은 것으로 알고 주변 사람들과 모의해 넬리 부모의 재산을 가로채려 한다.
마지막에 넬리가 지인들과 만나 부르는 노래 가사는 가슴을 울린다.
그리고 노래 부를 때의 그 표정이라니...
얼마나 남편에 대한 배신감이 컸을까?
자신이 살기 위해 아내를 밀고한 사람, 그러고도 아내의 재산을 탐낸 사람.
그런 사람을 찾기 위해 자신이 기울인 노력이 얼마나 허무할까?
전쟁 후의 혼란스런 상황과 사람들의 불신, 고뇌 등이 드러나는 영화를 보면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이 변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변치 않아야 하는 것이 바로 사랑 아닐까.
이 영화는 프랑스 작가 허버트 몬테일렛이 쓴 소설 '재의 반환'을 각색해 만들었다고 한다.
영국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졌었다지.
원작에서는 배경이 프랑스였다는데 영화의 배경이 독일이고 독일인이 감독이다 보니 그 당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고 난 후 원작 소설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 민족, 피해자와 가해자.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