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막이옛길 등산코스 (1코스; 노루샘- 등잔봉 -한반도전망대- 천장봉- 삼성봉- 임도- 연화협구름다리)

전부터 가보고 싶던 산막이옛길을 친구와 걷기로 했다.
1957년 국내 기술로 처음 괴산댐이 만들어졌단다.
산막이옛길은 괴산군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의 괴산호수를 따라가는 옛길을 복원해 걷기 좋게 만든 길이다.
산막이마을은 산으로 막혀 있다고 하여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사철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풍광이 아름다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우리는 산책 코스는 너무 짧다고 하면서 등산코스 중 긴 코스인 1코스를 선택해 걷기로 한다.
등잔봉과 천장봉, 한반도 전망대를 거쳐가는 길이다.




사과나무 꽃이 하얗게 피어 있다.
봉오리일 때는 분홍빛을 띠다가 만개하면 흰빛이 되는 사과나무꽃 향기가 알싸하다.
가을이면 사과가 주렁주렁 열려 또 우리 눈을 즐겁게 해 주겠지.
사과가 익을 무렵 이곳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


갈참나무 연리지를 배경으로 설치된 은행나무 연리지 의자에 앉아서 소원을 빌면서 사진을 찍으면 딱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옆에는 남근석도 있었네.
무슨 소원을 비셨습니까?


이런 길을 따라 올라간다.
산책길 같은걸.



출렁다리에 서 있으니 재미있지 않은가요?
막 떨리나요?
표정을 보니 그런데요.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이다.
살짝 긴장을 하고 한 걸음 옮긴다.


줄딸기꽃이 피어 있다.
계절이 뒤죽박죽이라 어느 계절이 무슨 꽃이 피는지도 헷갈리는군.


초입 올라가는 길에 소나무가 무성해 숲이 어둑신하다.
당연히 바위와 어우러져 경치도 좋다.

松花도 한창인 걸.

이건 빛깔 고운 각시붓꽃.

친구는 휙 앞서가서 흔적도 안 보이네.
헉헉거리며 나도 따라가야지.


초여름 날씨를 보여 중간에 자주 물을 마셔준다.
흐르는 땀을 닦을 틈도 없네그려.

양지꽃이 졸망졸망 피어 있다.

우리는 힘들고 위험한 길로 간다.
어차피 가는 길인걸~

오랜만에 만난 구슬붕이, 보랏빛이 매력적이다.

올라가는 길이 생각보다 험하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진짜 예상 외인걸.
까마득한 계단길이 이어진다.


간간이 이런 줄도 매어져 있고...
우리 외에는 산에 산꾼이 하나도 안 보인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가?



드디어 등잔봉(해발 450m)이다.
해발고도는 얼마 안 되는데 애먹이는 봉우리이다.

더워서 얼굴이 벌게졌다.
누가 보면 막걸리라도 한 잔 한 줄 알겠네.


등잔봉에 관한 유래가 씌어 있다.
옛날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간 아들의 장원 급제를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 동안 기도를 올렸다고 하여 등잔봉으로 불린단다.
여기가 군자산 자락과 이어지는 곳이구나.
너덜이 유난히 많던 군자산 산행이 기억난다.





사람이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인지를 하고 나오는 방송이 귀에 거슬린다.
스피커 성능이 좋은가 보네.
산불 방지를 위한 것이겠지만 자연의 소리를 방해하는군.
그것도 꽤 큰 소리로 오래도록...



길은 이제 좀 편해졌다.
오르락내리락 능선길이다.


넌 누구냐?




언뜻 보면 한반도 모양 같기는 하다.
전국에 한반도 형상이라고 하는 곳이 있었지.
전에 가본 영월, 옥천 등등.
영월에서 본 것이 가장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여기 천장봉이 450m인 등잔봉보다 13m 낮군.
기온이 섭씨 28도까지 올라가 땀깨나 흘렸다.



삼성봉 가는 길은 희미하다.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닌 모양이네.
낙엽이 푹푹 쌓여 있어서 걷기 쉽지 않은 구간이다.

삼성봉 정상이 여기인지 나무에 매달아놓은 걸 보고 알 수 있겠다.
등잔봉보다 높은데 표지석이 없다.







삼성봉에서 희미한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철제 담장을 넘고, 아마도 칠성면과 문광면의 경계 어디쯤 되는 임도로 내려온 것 같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길도 없는데 내려오느라 정신이 반쯤 빠진 것 같은데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임도를 거의 뛰다시피 걷는다.
이제 담장 넘는 일은 하지 말자는 친구의 말.
그럴 나이가 지나지 않았느냐고.
당연히 지났지요.
처음부터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나중에 지도를 자세히 보니 삼성봉 오르기 전에 하산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저 앞만 보고 꾸역구역 올라갔다가 엉뚱한 길로 가서 고생을 한 것이다.
가기 전에 찾아본 인터넷에서 거기까지 간 사람들 이야기를 언뜻 본 기억이 나서 그렇게 길이 희미할 줄 몰랐다.
어찌 되었든 임도 찾아 잘 내려왔으니 됐고.
나중에 친구의 친구 말을 들으니 꽤 자주 멧돼지가 나오는 모양이다.
혼자가 아니라서 말리지는 않았단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안 올라간다고.
우리가 산행하는 동안 두 팀인가 만난 것 같다.
다행히 멧돼지 만날 일은 없었고 엉뚱한 데에서 고생을 했지.



꽤 걸었더니 연화협구름다리가 보인다.

여기도 사과나무 꽃이 한창이다.
마음은 바쁜데도 꽃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