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2'

솔뫼들 2021. 1. 14. 08:18
728x90

 크리스마스 시즌에 보면 딱 좋을 영국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2'.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한다.

 

 자기가 기르는 고양이 이야기로 일약 유명 작가로 등단한 주인공 제임스.

그러나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 마약을 하는 노숙자 신세였다.

지금은 정부에서 주는 숙소에 들어가 살면서 길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고 버스킹을 해서 살아간다.

고양이 밥은 언제나 제임스의 어깨에 올라앉아 함께 다닌다.

제목은 바로 거기에서 나온 것.

 

 그런 고양이를 학대하는지 여부를 두고 동물보호단체의 감시 눈길이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는 어쩌면 자신이 먹을 것보다 먼저 밥을 챙길 정도이니 말 그대로 가족이나 다름이 없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베아나 근처 편의점 주인 모디 모두 자신도 어려운 사람들이지만 기꺼이 제임스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들이다.

 

 영화에서도 요즘은 SNS를 잘 활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본 영화 '안티고네'에서도 주인공의 친구들이 안티고네의 상황을 실시간 SNS에 올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당국에서 타협을 시도한 것처럼 SNS의 힘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급히 필요할 때 외상으로 제임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편의점 주인 모디가 그 역할을 한다.

동물보호단체가 제임스에게서 밥을 떼어 놓으려 하자 제임스와 밥의 일상을 중계를 하다시피 한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고 제임스는 밥과 삶을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밥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연이 영화 말미에 나와 안타까움을 더했지만 말이다.

 

 '누군가를 보살피는 것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라는 대사가 기억난다.

누군가를 보살피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건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라는 말.

자꾸 떠오르는 말이다.

사람이 되었든 동물이 되었든 누군가를 챙기고 사랑을 베푼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