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꽃
왜 작가는 작품에 '검은 꽃'이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오래 전 나온 책이지만 우리 민족의 남미 이주 역사를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을 사서 손에 들었다.
한때 '애니깽'이라는 말로 대변되었던 사람들 이야기라고 하면 될까?
어찌 되었든 나라가 국민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머나먼 나라로 가서 온갖 고생을 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민족 이야기이다.
나라에서 버림받다시피 했지만 그들은 조금 살 만해지면 조선으로 돌아오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라가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풍전등화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급기야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게 된다.
돌아갈 나라조차 없어진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가시 많은 선인장, 애니켄.
그들은 온 몸을 애니켄 가시에 찔리면서도 굳건하게 살아남는다.
한국인 특유의 저력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을 보면 군인 출신도 있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양반 출신도 있다.
종교인, 고아 출신 등등 인물도 다양한데 그 와중에도 동족을 등쳐먹는 사람도 있으니 어디나 세상이 비슷한 모양이다.
돌아가려는 조국이 사라지자 그들은 나중에 거기에 한민족의 나라를 세우려고 했다던가.
물론 여러 가지 상황이 도와주지 않아 잠시 이름뿐인 국가였지만 말이다.
나라 잃은 슬픔, 나라의 소중함 그런 것들을 그들이 얼마나 뼈아프게 느꼈으면 그먼 나라 멕시코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우려고 했을까?
역사책에서만 나라 잃은 슬픔이나 전쟁을 겪은 세대로서 나라의 의미를 새삼스럽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지금 그 나라에서 자리잡고 훌륭하게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애니깽' 혹은 그 후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자랑스러운 동족들이다.
물론 지금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 올라 그들도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을 것이다.
어디에 있든, 국적이 어디든 우리 민족의 힘과 끈기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고 우리나라가 이런 동포들을 껴안을 수 있는 멋진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