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먼 집
솔뫼들
2020. 10. 1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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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집
이건청
굴피집에 가고 싶네.
굴피 껍질 덮고
낮은 집에 살고 싶네.
저녁 굴뚝 되고 싶네
저문 연기 되어 퍼지고 싶네
허릴 굽혀 방문 열고
담벼락 한켠
아주까리 등잔불 가물거리는
아랫목에 눕고 싶네
육전소설 읽고 싶네
뒷산 두견이
삼경을 흠씬 적시다 가고난 후
문풍지 혼자 우는
굴피집에 눕고 싶네
나 굴피집에 가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