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풀포기의 노래
솔뫼들
2020. 7. 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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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포기의 노래
나희덕
네 물줄기 마르는 날까지
폭포여, 나를 내리쳐라
너의 매를 종일 맞겠다
일어설 여유도 없이
아프다 말할 겨를도 없이
내려꽂혀라, 거기에 짓눌리는
울음으로 울음으로만 대답하겠다
이 바위틈에 뿌리 내려
너를 본 것이
나를 영영 눈뜰 수 없게 하여도
그대로 푸른 멍이 되어도 좋다
네 몸은 얼마나 또 아플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