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여행의 이유
솔뫼들
2020. 5. 14. 18:44
728x90
'여행의 이유'라는 김영하의 산문을 읽었다.
가만히 생각해 본다.
여행을 좋아한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면서 여행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 있나?
그저 일상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나를 돌아보고 싶어서, 또는 일상을 잊고 싶어서,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 위대한 자연에 대한 경외감 등등...
사실 그렇다.
저자처럼 진지하고 심각하게 여행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지는 않았구나 싶다.
저자는 소설가이니 여행을 어떤 소재를 찾기 위해서 또는 집필하는 공간을 얻기 위해서 할 확률이 높다.
물론 단순하게 우리가 작가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이유이지만 사실 작가 중에서 프랑스에서 작품 한 권 탈고 하고 왔다거나 페루, 혹은 쿠바에서 낳은 작품이라는 둥의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김영하는 이 책에서 역사적, 철학적으로 여행의 이유를 이야기한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라고 했다던가.
인류를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했다는 말이다.
어떤 거창한 표현도 거부하고 나는 단순하게 '일상의 부재'라는 말이 좋다.
현실에서 한 발 떨어져 현실을 잠깐이나마 잊고 다른 세상을 살고 싶다고나 할까.
지난 겨울 뉴질랜드에서 늘 위염과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친구가 멀쩡해진 것을 보고 여행의 치유능력에 고개를 끄덕인 일이 있다.
그게 친구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가끔 자신을 다른 시공간에 놓고 다른 사람인 양 살아보는 것 그것이 여행 아닐까.
그냥 편하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