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쉘부르의 우산'
'쉘부르의 우산'이라는 영화 제목을 들었을 때 무척 오래된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영화 나이가 내 또래였네.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다는 말이겠지.
이 영화는 영화배우이자 감독의 아들이 최근 디지털로 재생하고 색감을 보정해 재상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처음부터 영화의 색감이 확 눈길을 잡아끈다.
오래 되었다는 느낌이 전혀 없이 총천연색을 썼음에도 정감이 가고 세련된 느낌이 든다.
그게 이 작품의 또 하나의 매력이겠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쉘부르의 우산' 상점과 거리, 등장인물들의 의상, 그리고 자동차와 주변 모습 등등.
감독이 특별히 색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 영화가 뮤지컬 영화라는 사실을 몰랐다.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본격적인 뮤지컬은 아니더라도 대사가 없이 노래만으로 만들어져서 전달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자막으로 보는 것에 문제는 없지만 지금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뮤지컬 영화라고나 할까.
내용은 사실 특별하지 않다.
두 사람이 사귀다가 남자가 군대에 가게 되고, 남자를 기다리다 남자의 연락이 뜸해지자 여자가 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채 다른 남자와 결혼해 산다는 것.
두 사람 다 자신의 인생을 찾아서 살다가 어느 날 우연히 만나 옛 생각에 잠시 잠기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영화는 예상대로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따뜻하고 감성적인 영화 한 편을 보면서
명화란 어떤 것인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오랜 세월 사랑받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
복고적인 냄새가 가득 나는 영화 한편으로 늦여름을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