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꽃

솔뫼들 2019. 8. 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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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범


     꽃이 되고 싶다


     소리없이 꽃줄기를 타고

     끝으로 하늘 마지막 끝으로

     피어 올라가 더 갈 곳이 없는 꽃


     그것은 바람처럼 일어나고

     황혼처럼 묻혀갈지도 모른다


     그것은 백설처럼 쏟아지고

     낙수처럼 흩어져 갈지도 모른다


     굽힘 없이 흙바닥에서 머리 들고 일어나

     마지막을 향해 기어올라가

     절망과 절정이 맞닿는 순간,

     거침없이 떨어져버리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