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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

솔뫼들 2019. 7. 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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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걸 '광차 문제'라고 하지. 윤리학적인 개념이야. 대학생들이 배우는.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면 한 사람을 희생시켜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가, 뭐 그런거야.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면 나올 거야."

" 우리는 남들이 우리를 사랑해주길 바란다."

" 그게 안 되면 존경해주길. 그게 안 되면 두려워해주길. 그게 안 되면 미워하고 경멸해주길.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들에게 어떤 감정이라도 불러일으키길 원한다. 우리의 영혼은 진공상태를 혐오한다. 무엇에라도 접촉하길 갈망한다."


 우연히 중고서점에서 손에 든 책이 나를 울렸다.

동화처럼 괴짜 외할머니와 엉뚱한 외손녀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는데 읽다 보니 인간 관계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작가가 솜씨 있게 애늙은이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아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는게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오베라는 남자'라는 책으로 알려진 스웨덴 작가의 작품이다.

흡인력이 뛰어나고 가독성이 있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다.

어른이지만 수시로 하는 잘못과 실수.

누구든 그럴 수 있다.

인생을 두번 사는 사람은 없으므로.


 제목에 나오는 할머니의 죽음이 외손녀에게 가져온 충격은 몹시 크다.

세상에서 그 할머니 옆에 있으면 무서울게 없었지 않은가.

할머니가 들려주는 동화의 나라에서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던 소녀 엘사에게 할머니의 죽음이 가져오는 슬픔은 비록 여덟살이 되어가는 어린 소녀이지만 어른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할머니가 남겨준 숙제를 하면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할머니와 얽히고 설켰는지 파악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화해와 용서 등 묵직한 주제를 만난다.


 뒤로 갈수록 더 흥미진진해지는 소설이 끝날까 봐 애가 닳았다면 과장일까?

이 작가의 솜씨에 빠져 아무래도 극성 팬이 될 것 같다.

저절로 다음 작품이 무엇이었나 찾아보게 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