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야 삼촌
윤정모의 소설을 한동안 많이 찾아 읽었다.
그러다가 잊고 있었는데 중고서점에서 만난 윤정모의 작품에 선뜻 손이 갔다.
작가에 대한 신뢰가 작용을 했겠지.
제목이 특이하다.
'꾸야 삼촌'이라는 어떤 인물에 관한 일이 줄거리겠거니 짐작을 해 본다.
작가의 고향을 배경으로 6.25전쟁을 겪으며 살아남은 자의 고통과 애환이 현대사회를 관통하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표현되는지 돌아보게 되는 작품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나'는 꾸야 삼촌의 이질녀.
엄마의 손에 끌려 전쟁중 외가로 피난을 가서 거기에서 외할머니와 외삼촌의 손에 의해 크게 된다.
자신을 유독 예뻐하던 외삼촌이 바로 꾸야 삼촌.
그런데 외삼촌은 국군이 들어왔을 때 그곳 지리를 안내해 달라는 말에 따라 군인을 따라 다니다다 여러 가지를 목격하게 된다.
함께 국군을 안내하던 친구가 눈앞에서 총에 맞아 죽는 것도 확인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은 그때 죽었어야 할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사는데 삶이 그리 녹록치 않은 것.
자신은 그런 꾸야 외삼촌의 도움으로 컸고 외삼촌의 두 아들과 외삼촌은 나중에 형편이 어려울 때마다 '나'의 어머니이자 외삼촌의 누이 그리고 '나'의 도움을 받게 된다.
세상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래도 서로에게 등 비빌 언덕이 있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 아닐까.
극히 속물적이던 '나'는 외사촌이 휴가를 가면서 잠깐 돌보아 달라 부탁한 치매 외삼촌인 꾸야 삼촌을 보면서 자신의 삶과 외삼촌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숨가쁜 현대사가 펼쳐지는 책장을 넘기면서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찡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찔끔 눈물이 나기도 하고...
역시 작가 윤정모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