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친구가 선택해 예약한 영화인데 사전에 그저 서로 다른 형제 이야기라는 정도의 정보밖에 없이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는 내 생각과는 완전히 달랐다.
피를 나눈 형제지만 서로 다른 형제간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사고로 몸을 못 쓰게 된 사람과 정신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람이 복지시설에서 만나 형과 아우가 되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요즘 부쩍 가족의 의미를 묻는 일이 많다.
가족끼리 재산 싸움이 나서 얼굴을 안 보고 사는 것은 다반사이고,
소송은 물론 칼부림이 나고 목숨을 빼앗기까지 하는 시대 아닌가.
그러니 대가족시대의 가족의 역할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힘들다고 자식을 버리면 그것 또한 부모로서 할 행동은 아니겠지.
나름대로 사정이야 있겠지만 인륜을 저버리는 행동이라 할 수 있으리라.
정신장애를 가진 아들을 슬그머니 수영장에 떼어놓고 도망간 어머니가 나중에 아들을 찾겠다고 나서면서 사건이 일어난다.
그래도 아들은 평생 찾았던 어머니이니만큼 어머니와 살기를 원하는 걸 보면서 부모와 자식의 정은 어쩔 수 없는 것이구나 싶어진다.
天倫이겠지.
물론 나중에 다시 복지시설에서 만난 그 형과 살면서 어머니와 자주 오가는 생활을 이어가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두 형제 역할을 했던 배우의 열연에 힘입어 진부한 이야기가 힘을 얻지 않았나 싶다.
어찌 되었던 가족의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함께 살면서 만들어지는 가족의 의미도 소중한 시대라는 걸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