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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특별상

솔뫼들 2019. 5. 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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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나이의 작가를 젊은 작가라 칭하는지 잘 모르겠다.

40대까지는 그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혼자 피식 웃어 본다.


 어찌 되었던 젊은(?) 작가들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지, 그리고 관심사가 무엇인지 궁금해 손에 든 책이다.

'젊음'이라는 단어에서 슬그머니 비켜난 내 나이를 돌아보면서.


 오래 전 알았던 지인에게 온 연락이 弔問을 오라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까?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친구는 과연 오래 전 알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친구와 술은 오래 묵을수록 좋다지만 거기 대해서도 반기를 들고 싶은 생각이 가끔 든다.

그리고 지나치게 경조사로 주변 사람들을 성가시게 만드는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도.


 철거 예정 아파트에서 갈 곳이 없어 마지막까지 버티다 물과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 홍수로 떠내려가다 가족을 잃게 되는 이야기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싶은 것이겠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점점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에 대해 나도 신물이 난다.

그것을 젊은 사람들은 더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젊은 사람들이 살기에 녹록치 않은 세상이라는 걸 많은 지표들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못 사는 세대가 도래했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나도 그런데 정작 그 세대들은 어떠할까?


 사람의 이중성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유지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량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기억하지만 어느 순간 돌변하는 사람을 보면서 그 이중성에 전율하고 그것이 약자인 여성에 대한 것이라 더욱 끔찍하게 여겨지는 상황이 표현된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떨까?

남들은 또 나를 어떻게 볼까?


 다양한 작품을 접하면서 한참 함께 살아야할 아래 세대 사람들에게 연민이 느껴진다.

그래도 그들은 그 답답하고 힘든 세상을 잘 헤쳐나가겠지만 말이다.

얇은 책 한 권으로 살짝 젊은 세대를 들여다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