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친구가 선물해 준 책을 손에 들었다.
제목만 보면 무척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의외로 책은 생각할거리를 제공하며 잘 읽힌다.
저자가 서강대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라틴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라틴어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언어가 아닌데다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쉽지 않은데 우리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말들과 영어, 또는 유럽의 다른 언어들의 어원과 연관지어 설명하니 한결 보기에 수월하다.
또 하나 이 책을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생각한 것은 라틴어를 통해 인생을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우리도 익히 들어본 적 있는 라틴어 문구를 통해 삶의 이치인 철학을 강의한다고나 할까.
학생들이 열광한 이유도 이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떤 철학 강의보다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훌륭한 책이다.
"언어는 공부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언어의 습득적, 역사적 성질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욱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는 언어의 목적 때문입니다. 언어는 그 자체의 학습이 목적이기보다는 하나의 도구로서의 목적이 강합니다. 앞의 강의에서 말했듯이 언어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자 세상을 이해하는 틀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 점을 자꾸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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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내가 해야 할 일을 그냥 해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일과 내가 할 일을 구분해야 해요. 그 둘 사이에거 허우적거리지 말고 빨리 빠져나와야 합니다. 또한 벗어났다고 해서 다시 빠지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늘 들여다보고 구분 짓고 빠져나오는 연습을 해야 해요. 사실 학생들이나 어른들이나 잘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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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공부라는 노동을 통해 지식을 머릿속에 우겨 넣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노동자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싫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과연 어떤 노동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