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늘의 시 - 두 번은 없다

솔뫼들 2019. 1. 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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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폴란드 시인)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 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