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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 - NUDE

솔뫼들 2017. 9. 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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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에 있는 소마미술관에서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 '누드' 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번 가 보아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마침 올림픽공원 근처에 사는 친구가 전시회에 가자는 제안을 했다.

흔쾌히 걸음을 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휴일이어서인지 관람객들이 꽤 많았다.

 

 이번 전시는 테이트 미술관 소장품 중 18C 후반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몸'을 주제로 한 거장들의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등 많은 작품들이 엄선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피카소나 마티스, 르느아르 등의 작품도 눈에 띈다.

 

 

'누드' 그러면 일반적으로 외설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

그래서 예술작품으로 인정 받은 것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의 몸만큼 아름다운 것도 드물다.

거기에 사람의 감정이 실린다면 더하지 않을까.

 

 전시를 보면서 파블로 피카소가 우리가 아는 회화뿐 아니라 조각작품도 많이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서양의 조각가 하면 대표적인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 '키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한번도 유럽 대륙을 떠난 적이 없는 작품이 이번에 우리나라에 전시되는 것이라고 한다.

외설 시비에 휘말려 전시되었다가 철거되는 둥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이 작품은 실제 인체 크기와 같게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서양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일반적으로 크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커서 보면서 고개를 뒤로 젖혀야만 했다.

정말 사실적인 작품인데 아름답다는 생각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인상적인 사진도 몇 점 있었다.

아기를 낳은 지 하루, 일주일, 한 달이 지난 여인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자꾸 눈길이 간다.

누드 하면 아름다운 여인이나 근육질 남자를 떠올리기 쉬운데 어쩌면 가장 숭고한 누드 작품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남성 동성애자들의 표정을 담은 사진도 있었다.

지금이야 동성애자를 받아들이고 거기에 더해 동성애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나라도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머리 속으로 인정한다고 해도 실제 그런 일을 접하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작품으로 동성애자를 표현해 내었다고 하는게 놀라웠다.

 

 누드에 대한 특별한 거부감은 없었지만 누드 작품만으로 전시장을 꾸민 건 처음 접한다.

예술작품을 보는, 아니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