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세기의 여름
참 특이한 책이다.
책을 읽고 난 다음 든 생각이다.
이런 책은 처음이다.
1913년은 세계1차 대전이 일어나기 한 해 전이다.
그리고 모더니즘이 유럽에서 활발하게 전개될 때이고.
'13'이라는 숫자를 서양에서 불길하게 여기는데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나 이유가 전해진다.
그래서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영화도 있지 않았던가 싶다.
그런 1913년 유럽과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책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꼼꼼하게 인물들과 사건들이 등장한다.
무려 300명쯤 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내가 아는 인물은 반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수시로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사건과 인물을 찾았다.
도대체 무얼 하던 사람이고 어떤 작품이 있는지 등등.
100년도 더 된 일인데 현재처럼 생생한 사건들이 참으로 많다.
결국 그때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없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고,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기도 하고, 국가들은 모두 호시탐탐 무언가를 노리고...
마르셀 뒤샹이 미술계에 등장한 것이나 그림 '모나리자'가 분실되었다가 다시 찾게 된 과정 등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프로이드와 제자 칼 융의 불화도.
어찌 되었든 전쟁의 불씨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데도 유럽 정치권에서는 아니라고 하고 두 번의 전쟁을 통해서 전쟁 전의 모더니즘에 반기를 든 포스터모더니즘이 탄생하는 계기가 만들어진다.
1913년이라는 한 해를 통해서 인간 삶을 속속들이 들여다본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자료 찾느라고 저자가 고민했을 시간이 느껴진다.
특별한 책인데 읽으면서 역시나 특별한 재미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