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니쉬 걸'
오늘은 사당동에 나가서 영화 한 편 보고 돌아다녔습니다.
영화가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코엔 형제가 감독한 영화인데 실화라고 하더군요.
영화 제목은 '대니쉬 걸', 덴마크 여인이네요.
여자가 되고 싶었던 남자와 그 부인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이 영화는 1920년대 후반 덴마크에서 性 정체성을 겪다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는 의술이 발달하지 않아 죽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살았나 보더군요.
이미 결혼을 한 사람이었는데 부인이 그것을 인정해주고 마지막까지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부부 화가였던 사람이었지요.
부인은 죽을 때까지 이혼한 전 남편의 초상화만 그리며 살았다더군요.
그 남자의 용기도 대단하고,
부인의 지지도 존경스럽고,
마지막까지 그 사람만 그렸다는 사랑도 지고지순하고...
주인공인 두 사람의 연기 또한 무척 뛰어났습니다.
그 미묘한 표정을 보며 정말 심리 표현에 능숙하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마지막 장면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남편이 죽은 후 부인이 남편의 친구와 남편의 고향 마을을 바라보고 있는데 바람이 불어서 남편이 준 스카프가 바람에 날려가지요.
그 순간 그걸 잡으려는 남편의 친구를 말립니다.
그리고 스카프가 날아가는 곳을 바라보지요.
남편의 영혼이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라도 했던 걸까요?
영화 속 풍경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빼어난 영상미가 눈길을 사로잡아 저기가 어디일까 궁금증이 일 정도였습니다.
탁월한 감독의 솜씨를 만끽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주인공 남자가 쓴 비망록을 기초로 한 책이 나왔다더군요.
원작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걸 향해 돌진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영화입니다.